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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접속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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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한국어의 접속문(이어진문장)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고려대 정연주 선생님 강의와 ‘한국어문법총론1(구본관 외 지음, 집문당 펴냄)’을 정리하였음을 먼저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정의

접속문은 두 절이 대등하게 이어진 문장을 뜻합니다. 그런데 접속문의 선행절(=접속절)과 후행절이 대등하게 이어졌다는 데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 그 대등성이 의미적이라는 겁니다. 두 절이 의미상 각각 독립적이어서 한쪽이 다른 한쪽에 의존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둘째, 접속절이 후행절의 특정 문장 성분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두 절이 문법적으로 서로 연관되지 않은 채 대등하게 별개의 절로 독립해 있다는 소리입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가) [[[[지금 서울은][[바람이 불]-고] [비가 오]]]-겠]-다].

(나) [[[어제는 눈이 오-았]-고 ]오늘은 비가 오-ㄴ]]-다].

(가)에서 추측 선어말 어미 ‘-겠-‘의 의미 해석은 ‘바람이 불고 비가 오-‘ 전체에 걸리는 것이지 ‘비가 오-‘에만 걸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가)처럼 분석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결국 (가)는 ‘바람이 불-‘이라는 절과 ‘비가 오-‘라는 절이 대등하게 이어졌고 그 둘을 이어주는 연결어미로 ‘-고’가 쓰인 문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는 ‘어제는 눈이 왔-‘과 ‘오늘은 비가 온-‘이 연결 어미 ‘-고’에 의해 접속된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특성

한국어 접속문의 특성은 세 가지입니다. 우선 예문을 보겠습니다.

(ㄱ) 백두산은 {장엄하고, *장엄하다고} 금강산은 아름답다.

(ㄴ) 철수가 키가 작다만 하는 일은 다부지다.

(ㄱ)처럼 선행절을 문장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종결 어미가 빠진 절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드물게는 (ㄴ)과 같이 종결 어미 뒤에 보조사가 결합되어 접속절을 구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ㄷ) 철수는 키가 크고, (*철수는) 잘생겼다.

(ㄷ)처럼 후행절 주어가 선행절 주어와 같으면 후행절 주어를 반드시 탈락시켜야 합니다.

(ㄹ) 철수가 갔다. + 영희가 갔다.

(ㄹ’’) 철수가 {가거나, 갔거나} 영희가 갔습니다.

(ㅁ) 산은 높았다. + 물은 깊었다.

(ㅁ’’) 산은 {높고, 높았고}, 물은 깊었다.

(ㄹ)과 (ㅁ)처럼 접속문은 대체로 선행절에 시제, 상, 높임, 양태 요소의 선어말 어미를 결합시켜 쓸 수 있습니다.

접속문을 이루는 연결어미

접속문을 이루는 연결 어미의 수효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종류와 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 : 어제는 눈이 왔고 오늘은 비가 온다.

(2) -요 : 이것은 먹이{요, 고} 저것은 벼루이다.

(3) -(으)며, -(으)면서 : 그는 능력도 있{으며, 으면서} 성격도 좋다.

(4) -자 : 그는 시인이자 화가이다.

(5) -(으)나, -지만 : 인내는 쓰{나, 지만} 열매는 달다.

(6) -ㄴ데 : 서울은 추운데 부산은 덥다.

(7) -거나 : 내일은 비가 오거나 눈이 올 것이다.

(1)~(4)는 모두 나열 혹은 순접의 기능을 합니다. (1)의 ‘-고’는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순접 연결어미인데요. (2)에서처럼 ‘-고’는 서술격조사 ‘이다’의 어간 ‘이-‘ 뒤에서는 ‘-요’로 수의적으로 교체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5)~(6)은 모두 대조 혹은 역접, 즉 선행절과 후행절의 의미가 대립적인 관계에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어미입니다. (7)의 ‘-거나’는 선택의 의미를 나타냅니다.

특이 사례

접속의 연결어미 중 일부는 전성어미로 쓰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장의 전체 구조가 이어진 문장(접속문)이 아니라 안은 문장(내포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 선행절과 후행절 사이의 관계가 대등적/독립적이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나는 밥을 먹 학교에 갔다. (앞의 사건이 끝난 후 뒤의 사건이 계기적으로 일어남)

동생이 학교에 가면서 노래를 부른다. (앞의 사건이 뒤의 사건과 동시에 일어남)

까마귀 날 배 떨어진다. (앞의 사건 바로 뒤에 뒤의 사건이 뒤따름)

내가 집에 가는데 소나기가 내렸다. (앞의 사건은 뒤의 사건의 배경 상황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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