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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부사절 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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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한국어의 부사절 내포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고려대 정연주 선생님 강의와 ‘한국어문법총론1(구본관 외 지음, 집문당 펴냄)’을 정리했음을 먼저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부사절 내포

부사절이란 부사 역할을 하는 절이 내포된 경우를 가리킵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부사 부사절
빙수가 매우 차갑다. 빙수가 [이가 시리게] 차갑다.

주어+서술어 형태의 ‘절’처럼 보이진 않지만 다음과 같은 예문도 부사절 내포 구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꽃$i$이 [$e_i$ 아름답게] 피었다.

위 예문은 (1) 꽃이 아름답다 (2) 꽃이 피었다 두 문장이 합쳐진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꽃이’가 공통 명사로 생략되었습니다. 내포절 ‘아름답게’가 문장 전체에서 부사 역할을 하므로 부사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어의 부사절 내포를 부사형 전성어미의 종류와 관련지어 설명하겠습니다.

개괄

부사형 전성어미와 그 문법적 기능을 정리한 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문법적 기능 부사형 전성어미
동시적 사건 -으면서, -으며
계기적 사건 -자, -자마자, -고(서), -어(서)
사건의 전환 -다가
이유, 원인 -어(서), -으니까, -느라고, -다가, -기에, -길래
조건, 가정 -으면, -거든, -어야
인정, 양보 -어도, -을지라도, -더라도, -어야, -은들, -을망정
목적 -으려고, -고자
배경 -는데, -으니

-게

부사형 전성어미 ‘-게’는 다음과 같이 쓰입니다.

의미 예문
성질, 상태, 방식 그는 [고독하게] 살았다.
결과적 한계 나는 [발에 피가 나게] 뛰었다.
목적 나는 [진이가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게] 방에서 나갔다.

-도록

부사형 전성어미 ‘-도록’은 다음과 같이 쓰입니다.

의미 예문
시간적 한계 나는 [밤이 새도록] 시험공부를 했다.
결과적 한계 나는 [발에 피가 나도록] 뛰었다.
목적 나는 [진이가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방에서 나갔다.

-게 vs -도록

‘-게’와 ‘-도록’은 결과적 한계, 목적 등 많은 면에서 그 의미가 유사합니다. 하지만 성질, 상태, 방식에 대해선 ‘-게’를, 시간적 한계에는 ‘-도록’을 씁니다.

그는 [{고독하게, *고독하도록}] 살았다.

나는 [밤이 {*새게, 새도록}] 시험공부를 했다.

-이, -을수록, -듯(이)

부사형 전성어미 ‘-이’는 결합하는 서술어가 ‘다르다, 같다, 없다’로 한정됩니다.

[미국과 달리] 한국 여성들은 결혼 후에도 본래의 성을 쓴다.

우리는 [돈 없이] 1주일을 더 견뎌야 한다.

아이가 [꽃과 같이] 예쁘다.

‘-을수록’은 점차 심해짐의 의미를 나타냅니다.

[날이 갈수록] 취업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듯(이)’는 유사한점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씁니다. 앞 절의 내용이 뒤 절의 내용과 거의 같음을 나타냅니다.

나그네가 [달이 구름에 가듯(이)] 걸어간다.

-으면서, -으며

이들 어미는 동시에 발생하는 사건을 나타냅니다.

진이가 노래를 들으면서 밥을 먹는다.

-자/자마자 vs -고(서)/어(서)

이들 어미는 연이어서 나타나는 사건을 뜻하는 계기적 사건을 가리킵니다. 아래 (가)는 선행절이 나타내는 사건과 후행절의 사건이 거의 즉시 발생하는 경우를, (나)는 시간차가 있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진이가 학교에 가자/가자마자 친구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즉시)

종이배를 접어서 시냇물에 띄웠다. (시간차)

-자마자 vs -자

‘-자마자’와 ‘-자’는 모두 앞 절의 동작이 이루어진 후 바로 뒤이어 다음 절의 사건이나 동작이 일어남을 나타냅니다. ‘-자마자’는 뒤 절에 명령문이나 청유문이 올 수 있고, 앞 절 주어와 뒤 절 주어가 같아도 되고 달라도 됩니다. 반면 ‘-자’는 뒤 절에 명령문이나 청유문이 올 수 없고, 앞 절 주어와 뒤 절 주어가 같을 때 제약이 있습니다.

-자마자 -자
회의가 끝나자마자 연락하세요. *회의가 끝나자 연락하세요.
나는 집에 오자마자 손을 씻었다. *나는 집에 오자 손을 씻었다.
내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강아지가 달려 나왔다. 내가 집에 도착하자 강아지가 달려 나왔다.

-어서 vs -고서

‘-어서’와 ‘-고서’는 동사 뒤에 결합하여 행동의 시간적 순서를 나타냅니다. ‘-어서’의 경우 앞 절은 뒤 절의 조건이 되며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앞 절의 동작이 없이는 뒤 절이 이뤄질 수 없습니다. 반면 ‘-고서’는 끝점이 있는 타동사와 결합하여 앞 절 동작의 결과가 지속되면서 뒤 절의 내용이 진행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A) 숙제를 해서 오세요.

(B) 숙제를 하고서 오세요.

(A)는 숙제를 한 다음 그 숙제를 가지고 오라는 느낌이 약간 강합니다. (B)는 숙제를 마치고, 오라는 느낌이 있습니다. 다른 예문을 보겠습니다.

-어서 -고서
도서관에 가서 공부했어요. 진이는 친구를 만나고서 학교에 갔다.
돈을 모아서 여행을 했어요. *배가 고프고서 밥을 먹었다.
어제 책을 사서 읽었어요. 언니가 새 정장을 입고서 면접을 보러 나갔다.
*어제 책을 사서 친구를 만났어요. 배를 타고서 제주도에 갔어요.

-다가

‘-다가’는 선행절이 중단되고 다른 상황이 이어짐, 즉 사건의 전환을 나타냅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진이가 운동을 하다가 쓰러졌다.

앞 절의 행동이 계속되면서 추가로 뒤 절의 행동이 일어나는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잠을 자다가 무서운 꿈을 꿨어요.

-어(서)

필연적인 인과관계가 있을 때 ‘-어(서)’를 쓰면 자연스럽습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자연의 현상이나 사물의 변화로 발생한 결과를 설명할 때 ‘-어서’를 주로 사용합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비행기가 추락해서 사람들이 많이 죽었다.

비가 많이 내려서 홍수가 났다.

진이가 아들만 셋을 ?낳아서 이번에는 딸을 낳을거야.

마지막 문장은 조금 부자연스럽습니다. 아들 셋을 낳은 사실과 딸을 낳을 거라는 추측에 필연적인 인과관계가 있지 않기 때문인듯합니다. 다음 예문처럼 ‘-어(서)’ 앞에 오는 말은 새로운 정보(주제)인 경향이 있습니다.

Q: 어머니가 걱정을 하시지?

A: 진이가 아파서 걱정을 하셔.

‘-어(서)’ 뒤 절에는 청유문과 명령문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서두르세요.

*시간이 없어서 서두릅시다.

-으니까

화자 나름의 주관적인 이유를 제시할 때나, 주관적인 추론의 전제를 제시할 때 ‘-으니까’가 주로 쓰입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집에서 책만 읽으니까 친구가 없지.

진이가 아들만 셋을 낳았으니까 이번에는 딸을 낳을거야.

대문 앞에 신문이 쌓여 있으니까 집 안에 사람이 없는 게 틀림없어.

위 예문에서 두번째, 세번째 문장에 ‘-어(서)’를 넣어서 비교해보면 그 뉘앙스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들 낳은 사실, 대문 앞에 신문이 쌓여있는 사실은 각각 딸을 낳는 것과 집안에 사람이 없다는 사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으니까’ 뒤에 오는 말이 새로운 정보인 경우가 많습니다.

Q: 장마 기간인데 물가가 어때?

A: 장마 기간이 되니까 채소 값이 올랐어.

-어(서) vs -으니까

아래 예문에서 ‘피곤해서’와 ‘피곤하니까’의 뉘앙스 차이에 주목해 봅시다.

A: 나 오늘 일찍 퇴근해야겠어.

B: 왜?

A1: 피곤해서.

A2: 피곤하니까.

‘피곤하니까’는 ‘피곤해서’에 비해 약간 짜증스러움이 묻어난다는 게 느껴집니다. 다시 말해 ‘당신도 내가 피곤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왜 굳이 다시 물어보느냐’라는 어감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이는 ‘-어(서)’와 ‘-으니까’ 앞에 오는 말이 각각 신정보, 구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이라고 설명을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예문에서 (2)가 비문이 되는 이유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1) 배가 아파서 어제 결석했습니다.

(2) 배가 *아프니까 어제 결석했습니다.

앞에 어떤 이유를 제시하고 그로 인해 뒤따르는 새로운 상황을 명령문이나 청유문의 형태로 제시할 때는 ‘-으니까’만이 쓰입니다.

아기가 {자니까, *자서} 조용히 해라.

-으면

앞 말이 조건, 가정일 때 ‘-으면’을 씁니다. 뒤 절 문장 유형에 제약이 없습니다.

내일 날씨가 화창하면 소풍을 {갑니다., 갑니까? 갑시다., 가십시오.}

-거든

앞 말이 조건, 가정이면서 전체 문장이 명령문, 청유문일 때 대개 ‘-거든’이 쓰입니다.

가는 길에 진이 만나거든 전화 좀 하라고 해.

손님이 오시거든 먹겠니?

*호랑이도 제 말을 하거든 온다.

-어야

앞의 내용이 조건, 가정이면서 뒤에 오는 내용의 필수 조건임을 나타냅니다. 명령문, 청유문에서는 쓰일 수 없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비가 와야 우산을 가지고 가라. (명령문)

*호랑이를 만나야 혼내주겠다. (필수 조건 아님)

-어도, -을지라도, -더라도, -어야, -은들, -을망정

‘-어도’, ‘-을지라도’, ‘-더라도’, ‘-어야’, ‘-은들’, ‘-을망정’은 내포절을 양보의 기능을 하도록 만드는 부사형 전성어미입니다. 양보란 종속절의 사태로 인하여 논리적으로 도출되는 사태가 주절에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예상되는 것과는 반대되는 결과가 주절에 이어지는 걸 말합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차 한잔 마실 시간은 있다.

(나) 비가 와도 여행을 갈 거야.

(가)의 경우 종속절의 사태로 논리적으로 도출되는 사태는 ‘아주 바쁘면 차 한잔 마실 시간도 없다’가 됩니다. 하지만 이와 반대되는 내용이 주절에 언급이 되면서 ‘-더라도’가 쓰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나)에선 ‘비가 오면 여행을 가지 않는다’가 예상됐는데 여행을 간다고 언급이 되면서 ‘-어도’가 쓰였습니다.

-으려고

앞의 내용이 목적이면서 앞 절과 뒤 절에 오는 동사에 제약이 없습니다.

진이는 머리를 자르려고 미용실을 예약했다.

하지만 뒤 절에 청유문과 명령문이 올 수 없습니다.

*고기를 잡으려고 바다로 가자.

-고자

앞의 내용이 목적이면서 주로 격식을 갖춘 말이나 공식적인 장소에서의 대화, 글에서 많이 사용되는 부사형 전성어미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한국어의 중국어의 부정법을 대조하고자 한다.

-으러

앞의 내용이 목적이면서 선행절의 서술어가 동작동사이고 후행절의 서술어가 이동동사일 때만 쓸 수 있습니다.

진이는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갔다.

*예뻐지러 미용실에 갔다.

*지이는 나를 안 만나러 서울로 갔다.

*파마를 하러 미용실을 예약했다.

명령문과 청유문에서 쓰일 수 있습니다.

고기를 {잡으러/*잡으려고/*잡고자} 바다로 가자.

-는데, -으니

‘-는데’와 ‘-으니’는 앞 절이 뒤 절의 배경이나 상황일 때 씁니다.

집에 가는데 소나기가 내렸다.

서울역에 가 보니 사람이 정말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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