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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경어법의 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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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한국어 경어법의 분화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고려대 정연주 선생님 강의를 정리했음을 먼저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경어법 분화

경어법이 매우 발달한 한국어는 주체, 청자, 화자 사이의 관계에 따라 다양하게 분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예컨대 ‘where are you going?’에 해당하는 한국어 표현은 다음처럼 실현될 수 있습니다.

  •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 어디로 가겠습니까?
  • 어디로 가시겠어요?
  • 어디로 가겠어요?
  • 어디로 가시겠소?
  • 어디로 가겠소?
  • 어디로 가시겠나?
  • 어디로 가겠나?
  • 어디로 가겠어?
  • 어디로 가겠니?

한국어 경어법은 그 체계 자체가 다원적으로 되어 있는데, 다시 그것들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개별 체계로 표현되는 등급보다 더 미묘하고 세분화한 표현이 가능해 집니다.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주체, 청자, 화자 관계에 따른 경어법 분화

하오체나 하게체를 쓸 인물에 대해서는, 그들이 청자가 아닌 경우에는 주체 높임의 선어말어미인 ‘-시-‘를 넣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시-‘를 써서 주체 ‘김 군’을 높인 다음 문장은 비문이 됩니다.

*얘들아, 김 군이 어디 가시니?

그러나 하오체나 하게체로 대우되는 인물이 청자일 때에는 ‘-시-‘를 취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청자가 화자 바로 앞에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김 군이 청자인 상황에서) 김 군, 어디 가시나?

호칭에 따른 경어법 분화

국어는 대명사만 해도 ‘너, 자네, 당신, 댁’ 등으로 나뉘어 있고, 호칭은 다음과 같이 더욱 여러 갈래로 갈려 있습니다.

과장님, 김 과장님, 김민호 씨, 민호 씨, 민호 형, 김 과장, 김 씨, 김 형, 김 군, 김민호 군, 민호 군, 김민호, 민호, 민호야

이처럼 등급이 나뉜 호칭은 말을 듣는 상대를 높이거나 낮추는 상대경어법과 어울립니다. 상대경어법의 한 등급이 여러 호칭과 어울리기도 하고, 한 호칭이 여러 등급과 어울리기도 합니다.

{김 과장/김 군/민호 군/민호/민호야}, 나 좀 봐.

김 과장, 나 좀 {봐/보세/봐요/봅시다}.

호칭과 상대경어법이 어떻게 조합되는지에 따라 청자에 대한 대우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상대경어법 조합에 따른 경어법 분화

동일한 장면에서 서로 다른 등급의 상대경어법을 뒤섞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도 어느 한 등급으로 일관할 때와 다른 중간적인 등급을 만드는 한 방편이 됩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가긴 어딜 가요? 아무데도 안 갑니다.

모르겠어요, 모르겠다니까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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