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逃げるは恥だが役に立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逃げるは恥だが役に立つ)는 2016년 일본 TBS에서 방송된 인기 드라마다. 왓챠(WATCHA)의 일본 드라마 리스트를 뒤적거리다가 우연히 발견해 보게 됐다. 처음엔 제목이 약간 병맛이어서 그저 킬링타임용으로 시청을 시작했는데 점점 그 매력에 빠져 들어갔다.

츠자키 히라마사(津崎平匡, 호시노 겐 분)는 35년째 모태솔로인 시스템 엔지니어다. 일과 연애에 임하는 그의 모습이 내 처지나 상황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아서 무척 공감이 갔다. 빠르고 정확한 일처리, 소극적이고 서투른 연애. 모리야마 미쿠리(森山みくり, 아라가키 유이 분)는 임상 심리 전공으로 석사 학위까지 취득한 재원(才媛)이지만 졸업 후 계약직을 전전하고 있다.

둘이 ‘계약 결혼’을 지렛대 삼아 동거하기 시작한 것은 이성(異性)과 사회로부터 한번도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끼리의 자기 연민 때문일 것이다. 아라가키 유이의 물오른 미모를 보는 것도 즐겁지만 이외 등장 인물들의 개성이 강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정한 현실을 드러내는 뼈 때리는 대사 역시 이 드라마의 묘미다. 가슴을 쳤던 대사들을 모아봤다.

일의 절반은 '어쩔 수 없이'로 구성돼 있지.
(나머지 절반은?)
집에 가고 싶다.
너 남자 취향 변했구나?
변한 게 아니야. 깨달았을 뿐이야.
만약 지금 손을 잡으면 미쿠리 씨는 어떤 얼굴을 할까. 
이 여행이 끝나면 고용주와 종업원. 
주에 한 번 허그를 할 뿐인 관계. 
지금까지와 변함없이.
(지금까지처럼이면 돼. 
	이제 그만할래. 
	이제 지쳤어. 
	아무것도 안 할래.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래. 
	이 여행이 끝나면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거야.)
앞으로 한 정거장.
(앞으로 한 정거장.)
앞으로... 영원히 도착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누마타 씨 탓이 아니다. 
그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저 그곳에 잔혹한 현실이 있을 뿐이다.
미쿠리 씨가 닫은 셔터는 언젠가 내가 닫았던 것과 같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다면 나는 여는 법을 알고 있다. 
내버려 두지 않고 몇 번이나 질릴 정도로 노크 해준 건 다른 누군가가 아니다. 
미쿠리 씨다.
살아가는 건 귀찮은 거에요. 
그건 혼자라도 둘이라도 똑같아서 각각의 다른 귀찮음이 있어요. 
어느 쪽이라도 귀찮음이 있다면 함께 하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요?
우리를 옭아매는 모든 것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아픔에서, 
언젠가는 온전히 벗어나 가끔은 울지라도 웃으며 지낼 수 있기를.
'주제 넘는다'는게 뭔가요? 
물론 그 말 자체의 의미는 알고 있어요. 
'주제 넘는다'는 건 상대방을 아래로 보고 하는 말이잖아요. 
저는 미쿠리 씨를 아래로 본 적도 없고 '주제 넘는다'고 생각한 적 한 번도 없어요.
수많은 길 중에서 원하는 길을 택하거나 
그러지 못하거나 
어느 길에서도 사랑스러운 나날이 있어서 
도망치는 날이 있더라도 
심호흡하고 다른 길을 찾고 다시 돌아오고 
좋은 날도 안 좋은 날도 
언제라도 다시 화요일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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