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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이중주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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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한국어의 이중주어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고려대 정연주 선생님 강의와 ‘한국어문법총론1(구본관 외 지음, 집문당 펴냄)’을 정리했음을 먼저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현상 관찰

한국어에는 한 문장에 주격 명사구가 두 번 나타나서 주어가 두 번 실현되는 것처럼 보이는 문장이 흔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1) 토끼가 앞발이 짧다.

(2) 이 집안이 딸이 귀하다.

(3) 진이가 의사가 되었다.

(4) 진이가 의사가 아니다.

(5) 학생이 세 명이 왔다.

위 예시 문장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유형

다음 예시는 두번째 명사구만 서술어와 관련되고, 첫째 명사구는 둘째 명사구와 관계를 지니는 경우입니다.

(1) 토끼가 앞발이 짧다.

(2) 이 집안이 딸이 귀하다.

(1)에서 ‘짧다’라는 서술어는 ‘앞발이’라는 명사구와만 관계를 가집니다. (‘토끼가 짧다’는 의미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토끼는 앞발보다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대(大)-소(小)’의 의미관계를 보입니다.

(2)에서 ‘귀하다’라는 서술어는 ‘딸이’라는 명사구와만 관계를 가집니다. ‘집안’은 ‘딸’이 사는 장소를 가리키며, 첫째 명사구가 의미상 장소, 방향 등의 관계를 나타냅니다.

1유형과 관련해 국어학계에 다양한 견해가 존재합니다.

우선 둘 모두 주어로 보는 입장입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1), (2) 예시는 주어가 2개이고 서술어가 하나인 단문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주어 사이의 관계를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주제-평언 구조로 보는 입장도 있습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앞의 명사구를 주제, 뒤의 명사구를 그 주제에 대한 설명을 나타내는 문장의 주어로 봅니다. 따라서 위 예시를 [주제 + [주어 + 서술어]] 구조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견해는 문장 분석시 정보구조통사구조 개념이 혼재돼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정보구조와 주제와 관련해서는 이곳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서술절을 가진 안은 문장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학교문법이 이 견해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견해에 따르면 (1)의 ‘앞발이 짧다’는 주어와 서술어를 가지는 절이면서, 동시에 선행하는 주어 명사구 ‘토끼가’를 서술해주는 서술절로 쓰였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즉 [토끼가 [앞발이 짧다]]의 구조를 가진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2)에서 전체 문장의 주어는 ‘이 집안이’이고, 그것의 서술어는 ‘딸이 귀하다’라는 절 형식입니다. ‘딸이 귀하다’에서의 주어는 ‘딸이’이고, 서술어는 ‘귀하다’입니다.

2유형

2유형은 서술어 자체가 두 개의 논항(서술어가 요구하는 필수성분)을 요구하여 두 명사구가 실현되며, 그 두 명사구가 서로 다른 의미역(명사구 논항이 서술어와 관련하여 지니는 의미 기능)을 갖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논항과 관련해서는 이곳을, 의미역과 관련해서는 이곳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3) 진이가 의사가 되었다.

(4) 진이가 의사가 아니다.

(3)에서 ‘되다’라는 서술어는 행위주역(Agent)결과상태역(Resultant State)을 요구합니다. 각각 ‘진이’, ‘의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다시 말해 ‘되다’라는 서술어는 ‘진이가’와 관계를 가지며, ‘의사가’와도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4)에서 ‘아니다’라는 서술어 또한 서로 다른 의미역의 두 개 논항을 요구합니다. ‘아니다’라는 서술어는 ‘진이가’, ‘의사가’ 모두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3유형

3유형은 2유형처럼 첫번째, 두번째 명사구 모두 서술어와 관련을 맺고 있지만, 첫째 명사구와 둘째 명사구의 의미역이 동일해보이는 경우입니다.

(5) 학생이 세 명이 왔다.

(5)에서 ‘학생이’와 ‘세 명이’가 둘 다 행위주역으로서 동사 ‘오-‘와 관련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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