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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문장성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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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한국어의 문장 성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고려대 정연주 선생님 강의와 ‘한국어문법총론1(구본관 외 지음, 집문당 펴냄)’을 정리했음을 먼저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문장성분

문장성분이란 한 문장을 구성하는 요소들을 문법적 기능에 따라 나눈 것을 가리킵니다. 여기서 문법적 기능이란 그 요소가 해당 문장 속에서 다른 요소와 어떤 (문법적) 관계를 가지면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를 나타냅니다. 예컨대 ‘주어’는 서술어가 나타내는 동작이나 상태의 주체가 되는 말입니다. ‘목적어’는 타동사가 쓰인 문장에서 동작의 대상이 되는 말입니다. ‘서술어’는 한 문장에서 주어의 움직임, 상태, 성질 따위를 서술하는 말입니다.

문장성분을 분석한다는 말은 문장이 주어졌을 때 주어, 목적어, 서술어 등으로 나누어 생각해본다는 뜻입니다. 문장성분을 확인할 땐 형태론적, 통사론적, 의미론적 기준이 있습니다.

형태론적 기준은 격조사 등이 결합한 양상(형태)를 가지고 따져보는 것입니다. 주격조사 ‘-이/가’가 붙은 명사(구)는 형태론적 기준으로 봤을 때 주어가 될 수 있는 후보가 됩니다. 통사론적 기준은 다른 말과의 문법적 관계를 가지고 따져보는 것입니다. 예컨대 서술어에 선어말어미 ‘-시-‘가 실현됐다고 했을 때 ‘-시-‘와 호응하는 대상이 뭔지 분석해 해당 성분을 주어로 보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의미론적 기준은 해당 문장성분의 의미적인 내용을 가려보는 것인데요, 해당 성분이 행위주역(Agent)인지 등을 따져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 세 가지 기준이 항상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령 형태론적 기준만 해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한국어에서는 대개 격조사 ‘-이/가’가 붙으면 해당 명사(구)는 주어인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격조사가 붙은 양상(형태)만 가지고 해당 명사(구)를 주어라고 판단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음 예문을 보겠습니다.

진이가 의사가 되었다.

위 예문에서 전체 문장에서 주어는 ‘진이가’로 보는게 적절합니다. ‘의사가’의 경우 ‘-이/가’가 붙은 모양만 가지고는 주어 같지만 문장성분으로는 주어가 아닙니다(보어). 반대로 ‘-이/가’가 붙지 않았는데 주어인 사례도 존재합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아래 문장에서 주어는 ‘우리 학교에서’가 분명합니다.

우리 학교에서 대회를 개최했다.

이 글에 정리된 내용은 문장성분을 분석하는 절대적인 기준이라기보다는 한국어 문장성분의 전형적인 특성이라고 이해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문장성분의 종류

한국어 문장성분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의 문장이 성립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문장성분인 주성분,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아니면서 주로 주성분을 수식하는 기능을 하는 문장성분인 부속성분, 다른 말과 문법적 관계를 맺지 않고 독립되어 있는 성분인 독립성분이 바로 그것입니다. 주성분에는 주어, 서술어, 목적어, 보어 네 가지가 있고, 부속성분에는 관형어, 부사어, 독립성분에는 독립어가 있습니다. 일곱가지 문장성분을 차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주어

주어란 서술어의 동작 또는 상태나 성질의 주체를 가리킵니다. 우선 형태론적 특징 먼저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명사구나 명사절에 주격 조사가 결합하여 실현되나, 보조사가 결합하거나, 조사 없이 실현되기도 합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구분 예문
명사에 주격조사 결합 눈이 많이 왔다, 할머니께서 떡을 사 오셨다.
명사구/명사절에 주격조사 결합 걷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 학교가 승리하였음이 틀림없다.
보조사 결합 진이는/도/만 울고 있다
조사 없이 실현 어디 사니?

주어의 통사론적 특성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됩니다. 첫째 전형적인 한국어 문장의 주어는 다른 성분에 비해 앞에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음 예문에서 (ㄱ)의 경우 좋아하는 주체가 ‘진이’이며 (ㄴ)은 ‘철수’라는 점을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ㄱ) 진이 철수 좋아해

(ㄴ) 철수 진이 좋아해

둘째 주어 자리에 오는 명사가 존대의 대상이면 서술어인 용언에 선어말어미 ‘-시-‘가 결합합니다. (ㄷ)에서 주어이자 높임의 대상은 ‘선생님’이기 때문에 ‘-시-‘가 쓰였고, (ㄹ)에서 ‘내가’는 주어이지만 높임의 대상이 아니고 ‘선생님을’은 높임의 대상이지만 주어가 아니기 때문에 ‘-시-‘가 쓰이면 비문이 됩니다.

(ㄷ) 선생님께서 나를 보셨어

(ㄹ) 내가 선생님을 *보셨어

셋째 한국어의 주어는 재귀대명사의 선행사가 됩니다. (ㅁ)의 재귀대명사 ‘자기’는 주어인 ‘진이’를 가리킵니다. (ㅂ)의 ‘자기’는 문장 전체의 주어인 ‘진이’를 가리킬 수도 있고, ‘아이들’을 가리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ㅂ)의 서술어 ‘보내다’는 ‘가게 하다’는 사동(使動)의 의미를 가지는 동사로써 ‘아이들’이 이동의 의미상 주어로 해석할 여지가 있습니다.

(ㅁ) 진이는 졸지에 자기 보호자가 됐다

(ㅂ) 진이$i$는 아이들$j$을 자기$i/j$으로 보냈다

넷째 주어가 복수일 때 다른 성분에도 ‘-들’이 연결되게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ㅅ)과 같이 주어의 복수성이 다른 성분에도 옮겨가서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ㅇ)과 같이 목적어가 복수인 경우 다른 성분에 ‘-들’이 붙을 수 없습니다.

(ㅅ) 사람들이 많이들 왔다

(ㅇ) 진이야, 밖에 나가서 친구들을 좀 *만나들

예문을 통해 실제 주어 판단을 해보겠습니다.

진이에게 집이 있다.

형태론적으로 따져봤을 때는 ‘집’에 ‘-이/가’가 붙어 주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이’의 경우 ‘-에게’가 붙어 주어임을 확신하지 못하겠습니다. 통사론적 기준을 적용해 보겠습니다. 우선 다음과 같이 ‘-시-‘와의 호응을 따져봅니다.

(ㅈ) 선생님께는 낡은 집이 한 채 있으시다.

(ㅊ) *진이에게는 존경하는 선생님이 한 분 있으시다.

주어 자리에 높임의 대상을 넣어봄으로써 수행할 수 있습니다. (ㅈ)은 되고 (ㅊ)은 안되는걸로 봐서 ‘진이에게’가 주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재귀대명사를 넣어서 확인해 보겠습니다.

(ㅋ) 진이에게 자기 집이 있다.

(ㅎ) 자기에게 진이 집이 있다.

(ㅋ)의 ‘자기’가 가리키는 대상은 ‘진이’이며 문장이 성립합니다. 하지만 (ㅎ)의 ‘자기’는 ‘진이 집’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따라서 통사론적인 기준으로는 ‘진이에게’가 문장의 주어로 판단됩니다. 이같이 처격조사로 실현되는 주어를 처격주어라고 합니다.

목적어

서술어의 동작의 대상을 목적어라고 합니다. 목적어의 형태론적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명사구, 명사절에 격조사 ‘-을/를’이 결합하여 실현되나, 보조사가 결합하거나, 조사 없이 실현되기도 합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구분 명사 명사구(절)
‘-을/를’의 결합 진이는 와인을 마신다. 진이가 새 책을 샀다.
보조사의 결합 진이는 와인은/도/만 마신다. 내가 너희들에게 어떻게 해 주기를 원하느냐?
조사 없이 실현 먹을래? -

목적어의 통사론적인 특성은 해당 문장이 피동문으로 바뀔 때 목적어가 주어가 된다는 점입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1) 진이는 이 책을 세 번을 읽었다.

(2) 이 책이 진이한테 세 번을 읽혔다.

(3) *세 번이 진이한테 이 책을 읽혔다.

(1)에서 목적어가 ‘이 책을’인지, ‘세 번을’인지 확실치 않습니다. 이를 피동문으로 바꿔 확인합니다. (2)는 ‘이 책을’을 주어로, (3)은 ‘세 번을’을 주어로 바꾼 피동문입니다. (3)이 비문이 되므로 (1)의 목적어는 ‘이 책을’이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보어

학교문법에서 보어는 동사 ‘되다’와 형용사 ‘아니다’ 앞에 오는, 주어가 아닌 ‘명사구+이/가’ 구성만을 가리킵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진이가 대학생이 되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하지만 이 구성 말고도 주어와 목적어가 아니면서 서술어가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성분, 즉 보어가 되는 사례가 존재합니다. 다음 예문을 보겠습니다.

진이는 서울에 산다.

이 그림은 실물과 똑같다.

어머니는 진이를 수양딸로 삼았다.

위 예문에서 볼드 표시한 어절 없이는 문장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보어의 요건을 충족시킨다는 것입니다. ‘-에’, ‘-로’, ‘-와’는 대개 부사어를 만들어 주는 조사이지만 위 예문처럼 문장의 필수 성분인 ‘보어’를 만들어 주는 경우 또한 존재합니다.

더구나 아래와 같은 예문에서 ‘대학생이’와 ‘가구가’는 문장의 필수 성분, 즉 보어임에도 학교문법의 견해에 따르면 보어가 아니게 됩니다. 따라서 ‘되다’, ‘아니다’ 앞의 ‘명사구+이/가’ 말고도 특정 동사나 형용사가 요구하는 필수적인 성분들 역시 보어에 포함하는 것이 더 적절할 듯 합니다.

진이가 대학생이 맞다, 침대는 가구가 맞다

진이가 대학생이 틀림없다, 침대는 가구가 틀림없다

서술어

서술어란 주어의 동작이나 상태를 서술하는 말입니다. 형태론적으로는 동사, 형용사, ‘명사+이다’와 어미로 이뤄진 구성입니다. ‘이다’나 ‘하다’가 생략된 채로 서술어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 예문을 보겠습니다.

구분 예문
동사+어미 밤하늘에 별이 반짝인다.
형용사+어미 진이는 예쁘다.
명사+이다 저 건물이 서울역이다.
부사(절)+이다 우리가 목적지에 도착한 것은 새벽 두 시가 가까워서입니다.
‘하다’의 생략 한국 등반대 드디어 정상을 정복.
본용언+보조용언 진이가 페인트를 닦아 냈다.

위 예문에서 ‘부사(절)+이다’ 구성을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부사(절)이 명사처럼 역할을 하면서 ‘이다’와 결합한 ‘부사절+이다’ 구성 전체가 서술어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A는 B이다’ 형식의 분열문의 일종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본용언+보조용언’ 구성 전체가 서술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용언과 보조용언 사이에 다른 말이 끼어들 수 없고, 다음 예문처럼 성분 변화시 한 덩어리처럼 기능하기 때문에 ‘본용언+보조용언’ 구성이 하나의 서술어 역할을 한다고 분석합니다.

진이가 페인트를 닦아 낸다.

페인트가 진이에 의해 닦아 내졌다.

이번엔 서술어의 통사론적 특징을 보겠습니다. 우선 서술어는 주어, 목적어, 보어를 거느립니다. 대개 다른 성분보다 뒤에 나타납니다. 마지막으로 부사어의 수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밤하늘에 별이 더욱 반짝인다.

진이는 아주 예쁘다.

저 건물이 정말 서울역이다.

관형어

관형어는 명사를 꾸며주는 부속 성분입니다. 보통의 경우에 문장 성립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성분은 아니지만 의존명사는 관형어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기도 합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싼 것이 좋다.

우리는 거기에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관형사가 관형어로 쓰이기도 하고, ‘명사구+의’, 동사나 형용사에 관형형 어미가 결합된 것이 쓰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관형어의 형태별 예문입니다.

구분 예문
관형사 우리는 책을 후배들에게 물려 주었다.
명사(구)+의 나는 비틀즈의 노래를 좋아한다.
명사 진이는 시골 풍경을 좋아한다.
용언+관형형 어미 아름답던 마을이 폐허가 되었다.
관형사절 너는 진이가 어제 귀국한 사실을 몰랐니?

그러나 관형어는 다른 문장성분들과는 그 층위가 대등하지 않습니다. 즉 관형어는 주어나 목적어, 보어가 아니라 ‘명사’를 수식합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성실한 학생이 왔다.

위 문장에서 주어는 ‘성실한 학생’이고, 관형어 ‘성실한’은 ‘학생’을 수식합니다. 다시 말해 주어 내부에 관형어가 있는 구성입니다.

부사어

부사어는 주로 서술어를 꾸며주는 부속 성분입니다. 부사가 부사어로 쓰이기도 하고, ‘명사+부사격조사’, 동사나 형용사에 부사형 어미가 결합된 것이 부사어로 쓰이기도 합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구분 예문
부사 우리는 자주 만났다.
명사+부사격조사 우리는 서울에서 만났다.
용언+부사형 어미 우리는 늦게 만났다.
용언+부사성 의존명사 놀 만큼 놀았다, 어제 했던 대로 해 보아라.
부사절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에 잠을 자지 못했다.

독립어

독립어는 문장의 어느 성분과도 직접적인 관련 없이 쓰입니다. 독립어를 감동어, 호격어, 접속어, 제시어 네 가지로 나누기도 합니다.

감동어는 이어지는 문장이 없이도 사용에 장애를 받지 않으며, 놓이는 순서가 매우 자유롭습니다. 감탄사가 여기에 속합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아! 저기는 단풍의 바다로구나.

, 저도 가겠습니다.

호격어는 누군가를 부르는 말입니다. 해라체에서는 호격조사 ‘아, 야’로, 하게체부터는 명사구만으로 표시됩니다. 호격조사 ‘이여, 이시여’가 붙은 명사구도 호격어가 될 수 잇습니다. 문장의 가운데나 끝에 놓일 수 있습니다.

진이야, 빨리 학교에 가거라.

이 군, 이리 와서 일 좀 도와 주게.

정 박사, 식사하러 나갑시다.

선생님, 어디가 편찮으십니까?

겨레여, 잠에서 깨어나라 / 임이시여, 나를 떠나지 마시옵소서

접속어는 접속부사 가운데서 단어 및 어절 접속의 ‘또는, 혹은, 및’을 제외한 나머지 접속부사를 가리킵니다.

정직하게 살아라. 그리고 열심히 노력해라.

어느 나라 사람이나 먹는 것은 다 같다. 그러나 먹는 방법과 양식이 다르다.

제시어는 뒤의 내용을 대표하는 명사구를 첫머리에 제시함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주의를 집중토록 하는 성분입니다. 명사구로만 성립하고 특별한 조사가 붙는 일이 없습니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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