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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문장유형과 종결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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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에서는 한국어의 문장유형과 종결어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글은 고려대 정연주 선생님 강의를 정리했음을 먼저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화행

발화행위(speech act, 화행)란 말을 통해 이루어지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우리가 말을 할 때에는 단순히 말하기라는 행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말로써 그 이상의 여러 다양한 행위를 하는데, 이러한 행위를 가리켜 화행이라고 합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강도가) 나에게 총이 있다 : 협박

(친구에게) 음식에 거미가 있어 : 경고

(부하직원에게) 어린애도 이거보단 잘 쓰겠다 : 모욕

(옆 사람에게) 지금 몇 시인지 아세요? : 요청

문장유형

문장유형은 화행 중 특별히 자주 쓰이고 긴요해 그 구별이 문법적 장치를 통해 나타난 것을 말합니다. 가령 진술, 질문 등의 화행이 관습적으로 각기 특정한 문법적 형식에 의해 표시된다면 그러한 문장은 일정한 문장 유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문법에서는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청유문, 감탄문 다섯가지 문장 유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 문장유형으로 설정할지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문장유형을 인정하는 데에는 일정한 기준이 필요합니다. 두 가지를 들 수 있겠습니다. 첫번째는 간접인용절을 만들어서 확인해보는 것입니다. 한국어 간접인용절은 상대높임이나 화자의 태도 등이 삭제되고 순수하게 문장유형이 나타나기 때문에 좋은 방법입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1) 꽃이 예쁘네요.

(2) 내 친구가 꽃이 예쁘다고 말했다.

(1)에서 ‘네’는 화자의 태도(놀람), ‘요’는 상대높임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1)을 간접인용절로 바꾼 (2)에서는 이 모두 사라지고 ‘꽃이 예쁘다’라고만 실현이 됐습니다. 이러한 경우라면 평서문을 문장유형의 하나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입니다.

두번째 기준은 상태높임법의 용례를 살피는 것입니다. 한국어 상대높임에는 높임, 중간, 안높임의 세 화계가 있는데, 세 화계에 두루 나타나는 유형을 문장유형으로 삼아보자는 취지입니다. 이같은 두 가지 기준에 따라 한국어 문장유형을 꼽아보면 다음 표와 같습니다.

구분 간접인용 구성 높임 등급 중간 등급 안높임 등급
평서문 -다고 -습니다 -소/으오, -네 -다
의문문 -냐고 -습니까 -소/으오, -나/-은가 -냐
명령문 -라고 -십시오 -소/으오, -게 -라
청유문 -자고 -십시다 -읍시다, -세 -자

이 두 기준에 따르면 감탄문은 별도의 문장유형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간접인용 구성 : 꽃이 핀다고 했다.

높임 등급 : ?

중간 등급 : 꽃이 피는구려.

안높임 등급 : 꽃이 피는구나.

‘꽃이 피는구나’를 간접인용 구성으로 만들면 ‘꽃이 핀다’가 되어 평서문과 구별할 수 없게 됩니다. 상대높임 가운데 높임 등급에 해당하는 어미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감탄문은 평서문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하는 것이 더 적절할 듯합니다.

종결어미

종결어미는 다음과 같은 속성을 지니는 문법부류입니다.

  • 문장의 맽 끝에 붙음
  • 상대높임법을 표시
  • 평서문, 의문문, 명령문, 청유문과 같은 문장의 유형을 결정
  • 화자의 심리적 태도를 나타냄

평서문

평서문은 화자가 청자에게 어떠한 생각이나 감정을 진술하여 단순히 전달하고자 하는 문장 종결법이 나타난 문장유형을 가리킵니다. 평서문에는 좁은 의미의 평서문 외에 감탄문, 경계문, 약속문이 포함됩니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들은 간접인용절에서 평서문 어미 ‘-다’로 합류될 수 있다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좁은 의미의 평서문 : 날씨가 추웠다 > 그는 날씨가 춥다고 말했다.

감탄문 : 꽃이 예쁘구나 > 그는 꽃이 예쁘다고 말했다.

경계문 : 그 길로 가다가 불량배를 만날라 > 그는 내가 그 길로 가다가 불량배를 만나겠다고 말했다.

약속문 : 다시는 오지 않으마. > 그는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감탄문은 이미 언급했으므로 경계문과 약속문을 따로 보겠습니다. 경계문은 흔히 명령의 하위 부류로 간주되나, 과거시제, ‘이다’와 결합할 수 있고, ‘말다’ 부정과 결합하지 않으므로 평서문의 일종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합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과거시제와 결합 : 벌써 도착했을라.

‘이다’와 결합 : 잘 봐라. 가짜일라.

약속을 나타내는 어미로는 ‘-마, -ㄹ게, -ㅁ세, -리다’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어미는 약속 이외에 기능에도 널리 쓰이므로 약속문이라는 독자적인 문장유형을 세우기 어렵다는 특징 때문에 평서문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됩니다.

평서문 어미

평서문 어미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상대높임의 종류 종결어미
해라체 -다, -마, -구나, -ㄹ라
해체 -거든, -군, -구먼, -다니, -네, -데, -어, -지, -ㄹ게
하게체 -ㄹ세, -ㅁ세, -네
하오체 -오, -구려, -리다
하십시오체 -습니다

위 표에서 ‘-네’는 해체와 하게체 모두 속해 있습니다. 형태는 같지만 다른 어미로 보는 것이 적절할 듯 합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해체 : 너, 정말 예쁘.

하게체 : 자네, 조금만 기다리게. 곧 가겠.

위 표에서 ‘-군, -구나, -구먼, -구려, -어라, -다니’는 감탄문 어미입니다. 감탄문을 평서문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위 표에도 감탄문 어미가 포함됐습니다. ‘-어라’의 경우 명령문 어미로도 쓰이는데 이 또한 형태는 같지만 다른 어미로 보는 것이 적절할 듯합니다. 국어사적 연구에 따르면 감탄의 ‘-어라’와 명령의 ‘-어라’는 그 기원이 다르다고 합니다. 한편 위 표에서 ‘-ㄹ라’는 경계문 어미, ‘-마, -ㄹ게, -ㅁ세, -리다’는 약속문 어미입니다.

-거든, -지

‘-거든’과 ‘-지’는 화자가 이미 알고 있거나 당연한 지식임을 표시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거든’은 화자는 알고 있지만 청자가 잘 모르는 지식임을 함의합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셨거든.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신 사실을 화자는 알고 있지만 청자는 잘 모를 거라고 전제하고 진술한 문장)

반면 ‘-지’는 관련 명제가 청자의 이견이 기대되지 않는 것(동의할 것)임을 함의합니다. 즉 청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다고 화자가 전제하는 경우(기지 가정)에 쓰입니다.

냉장고에 있던 아이스크림 네가 먹었지? (냉장고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청자가 먹었으리라고 화자와 청자가 모두 전제한 상태에서 자연스러움)

‘-지’는 명령문이나 청유문에서는 부드럽게 권유하는 뜻이 담깁니다.

힘들 텐데 그만 좀 쉬지.

우리랑 같이 가지.

다만 ‘-지’는 ‘-잖-‘보다는 기지 가정의 의미가 약한 편입니다. 아래 예문에서는 ‘화자가 어제 병원에 간 사실을 청자도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가 (2)에서 두드러집니다.

(1) 내가 어젠 아파서 병원에 갔지.

(2) 내가 어젠 아파서 병원에 갔잖아.

-네, -구나

‘-네’와 ‘-구나’는 화자가 새로 알게 된 지식임을 표시합니다. ‘-네’는 발화 시점에서 지각이나 근거가 분명한 추론을 통해 알게 된 명제를 표시합니다. ‘-구나’는 인식 시점에 구애받지 않고 지각이나 추론, 전문(들어서 알게 된 사실)을 통해 알게 된 명제를 표시합니다.

지각 : 비가 {오네/비가 오는구나}.

근거가 분명한 추론 : (철수가 공부하고 있던 방에 들어가서 철수와 그의 소지품이 사라진 것을 보고) 철수 {갔네/갔구나}!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추론 : (가) 어제 철수 씨가 계속 전화했어요. (나) 급한 일이 {*있었네/있었구나}.

전문 : (가) 합격자 명단 보니까 철수도 있더라. (나) 철수도 {*합격했네/합격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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