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의 상(aspect)
10 Jul 2017 | aspect perfect
이번 글에서는 한국어의 상(aspect)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고려대 정연주 선생님 강의와 ‘한국어문법총론1(구본관 외 지음, 집문당 펴냄)’을 정리하였음을 먼저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개념
상
이란 어떤 사태의 내적 시간 구성을 가리키는 문법 범주입니다. 사태의 시간적 구조나 전개 양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관점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문법적 수단을 통해 나타난 것입니다. 가령 ‘꽃이 피다’라는 사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내적 구조나 전개 양상에 여러 국면이 있습니다. 다음 그림을 보겠습니다.
꽃망울이 터질락 말락하는 상황, 꽃망울이 터지고 있는 상황, 만개(滿開)한 상황을 표현할 때 각각 -려고 하-
, -고 있-
, -어 있-
이 대응하고 있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태의 내적 시간 구성이 어미나 보조용언 같은 문법요소로 실현된 문법범주를 상
이라고 합니다. 상은 주로 문법요소에 의해 실현된 걸 일컫는 말이지만 한국어에서는 상이 동사 어휘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둘을 구분하기 위해 전자를 문법상(grammatical aspect)
, 후자를 어휘상(lexical aspect)이라고 합니다.
상 vs 시제
상은 시제(tense)와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시제란 절이나 문장이 나타내는 사태가 발생한 시간적 위치를 나타내는 문법범주입니다. 특정 기준 시점(대개 말하는 시점)과 동시에 일어난 사태를 언급하는 것이라면 현재
, 앞선 사태는 과거
, 뒤에 일어난 사태는 미래
입니다.
그러나 상은 사태의 시간적 위치와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이보다는 그 사태의 내적 시간 구성을 바라보는 화자의 관점이 관건이 됩니다. 다음 예문을 봐도 ‘꽃망울이 터질락 말락하는 상황’을 시제와 관계없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꽃이 피려고 한다. (꽃망울이 터질락 말락하는 사태가 현재 벌어지고 있음)
꽃이 피려고 했다. (꽃망울이 터질락 말락하는 사태가 과거에 벌어졌음)
꽃이 피려고 할 것이다. (꽃망울이 터질락 말락하는 사태가 미래에 벌어질 것임)
상의 종류
상의 종류를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완망상(완료상) vs 비완망상(미완료상)
완망상(완료상, perfective aspect)
은 사태를 멀리서 하나의 점처럼 바라보는 걸 가리킵니다. 사태를 멀리서 보게 되면 사태의 내부는 안 보이는 대신에 사태의 전모를 시야에 넣을 수 있습니다(완전한 조망). 결과적으로 완료
의 의미를 나타내는 셈이죠.
반대로 비완망상(미완료상, inperfective aspect)
은 가까이에서 사태의 내적 시간 구조나 전개 양상에 주로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것입니다(불완전한 조망). 사태를 가까이서 보면 사태의 내부가 잘 보이는 대신 사태의 가장자리(예컨대 시작과 끝), 윤곽 등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 완망상 : 학교에 간 영이
- 비완망상 : 학교에 가던 영이
예문1의 화자는 영이가 학교에 가는 사태의 끝(=도착)은 알고 있지만, 영이의 등굣길이 어땠는지 시시콜콜한 내용은 모른다는 느낌을 줍니다. 반대로 예문2는 화자가 학교에 가고 있던 영이를 잠깐 보았고 등굣길 모습이 어땠는지 그 사태 내부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학교에 도착했는지 여부는 모른다는 인상을 풍깁니다.
연속상, 진행상
연속상(continuous)
, 진행상(progressive)
이란 어떤 사태가 특정 시간 구간 내에서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진행상은 동적인 사태에 국한된 범주로 연속상이 진행상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한국어의 경우 연속상에 해당하는 어미가 -고 있-
입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 동적인 사태 : 철수가 밥을 먹고 있다.
- 정적인 사태 : 진이는 철수가 천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결과상, 예정상
결과상(resultative)
이란 과거 사태의 결과가 지속됨을, 예정상(prospective)
이란 사태가 예정되어 있음을 나타냅니다. 한국어에서는 -려고 하-
가 예정상, -어 있-
이 결과상에 대응하는 어미입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 예정상 : 꽃이 피려고 한다.
- 결과상 : 꽃이 피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어의 상(aspect)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고려대 정연주 선생님 강의와 ‘한국어문법총론1(구본관 외 지음, 집문당 펴냄)’을 정리하였음을 먼저 밝힙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개념
상
이란 어떤 사태의 내적 시간 구성을 가리키는 문법 범주입니다. 사태의 시간적 구조나 전개 양상을 바라보는 화자의 관점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문법적 수단을 통해 나타난 것입니다. 가령 ‘꽃이 피다’라는 사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내적 구조나 전개 양상에 여러 국면이 있습니다. 다음 그림을 보겠습니다.
꽃망울이 터질락 말락하는 상황, 꽃망울이 터지고 있는 상황, 만개(滿開)한 상황을 표현할 때 각각 -려고 하-
, -고 있-
, -어 있-
이 대응하고 있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태의 내적 시간 구성이 어미나 보조용언 같은 문법요소로 실현된 문법범주를 상
이라고 합니다. 상은 주로 문법요소에 의해 실현된 걸 일컫는 말이지만 한국어에서는 상이 동사 어휘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둘을 구분하기 위해 전자를 문법상(grammatical aspect)
, 후자를 어휘상(lexical aspect)이라고 합니다.
상 vs 시제
상은 시제(tense)와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시제란 절이나 문장이 나타내는 사태가 발생한 시간적 위치를 나타내는 문법범주입니다. 특정 기준 시점(대개 말하는 시점)과 동시에 일어난 사태를 언급하는 것이라면 현재
, 앞선 사태는 과거
, 뒤에 일어난 사태는 미래
입니다.
그러나 상은 사태의 시간적 위치와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이보다는 그 사태의 내적 시간 구성을 바라보는 화자의 관점이 관건이 됩니다. 다음 예문을 봐도 ‘꽃망울이 터질락 말락하는 상황’을 시제와 관계없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꽃이 피려고 한다. (꽃망울이 터질락 말락하는 사태가 현재 벌어지고 있음)
꽃이 피려고 했다. (꽃망울이 터질락 말락하는 사태가 과거에 벌어졌음)
꽃이 피려고 할 것이다. (꽃망울이 터질락 말락하는 사태가 미래에 벌어질 것임)
상의 종류
상의 종류를 차례대로 살펴보겠습니다.
완망상(완료상) vs 비완망상(미완료상)
완망상(완료상, perfective aspect)
은 사태를 멀리서 하나의 점처럼 바라보는 걸 가리킵니다. 사태를 멀리서 보게 되면 사태의 내부는 안 보이는 대신에 사태의 전모를 시야에 넣을 수 있습니다(완전한 조망). 결과적으로 완료
의 의미를 나타내는 셈이죠.
반대로 비완망상(미완료상, inperfective aspect)
은 가까이에서 사태의 내적 시간 구조나 전개 양상에 주로 관심을 갖고 바라보는 것입니다(불완전한 조망). 사태를 가까이서 보면 사태의 내부가 잘 보이는 대신 사태의 가장자리(예컨대 시작과 끝), 윤곽 등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예문을 보겠습니다.
- 완망상 : 학교에 간 영이
- 비완망상 : 학교에 가던 영이
예문1의 화자는 영이가 학교에 가는 사태의 끝(=도착)은 알고 있지만, 영이의 등굣길이 어땠는지 시시콜콜한 내용은 모른다는 느낌을 줍니다. 반대로 예문2는 화자가 학교에 가고 있던 영이를 잠깐 보았고 등굣길 모습이 어땠는지 그 사태 내부는 알고 있지만, 실제로 학교에 도착했는지 여부는 모른다는 인상을 풍깁니다.
연속상, 진행상
연속상(continuous)
, 진행상(progressive)
이란 어떤 사태가 특정 시간 구간 내에서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진행상은 동적인 사태에 국한된 범주로 연속상이 진행상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한국어의 경우 연속상에 해당하는 어미가 -고 있-
입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 동적인 사태 : 철수가 밥을 먹고 있다.
- 정적인 사태 : 진이는 철수가 천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결과상, 예정상
결과상(resultative)
이란 과거 사태의 결과가 지속됨을, 예정상(prospective)
이란 사태가 예정되어 있음을 나타냅니다. 한국어에서는 -려고 하-
가 예정상, -어 있-
이 결과상에 대응하는 어미입니다. 다음 예문과 같습니다.
- 예정상 : 꽃이 피려고 한다.
- 결과상 : 꽃이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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